스위스 루체른에서 출발해 하루 만에 다녀올 수 있는 알프스 산행. 리기산에서 맞이하는 장엄한 일출과 정상부의 파노라마 트레킹 코스를 모두 경험해 보세요. 리기쿨름 전망대, 파노라마 트레일, 교통편까지 여행자 입장에서 상세하게 정리했습니다.
TV '함께 삽시다'에서 다시 보고 감동이 벅찬 인생의 겸손한 장소 같기도 합니다.
아침이 시작되는 곳, 리기산에서의 일출
스위스에서 아침을 가장 감동적으로 맞이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단연 리기산(Rigi)입니다. ‘알프스의 여왕’이라 불리는 이곳은 해발 1,798m의 높이를 자랑하며, 그리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정상이 주는 풍경의 스케일은 압도적입니다. 제가 리기산 일출을 처음 본 건 7월의 어느 새벽이었습니다. 전날 리기쿨름 호텔에 묵고, 아침 5시에 눈을 떴죠. 창밖은 아직 새까맸고, 온도는 영상 7도 정도로 꽤 쌀쌀했습니다. 따뜻한 옷을 껴입고 언덕을 조금 오르자,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하더군요. 5시 40분, 해가 떠오르면서 풍경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장엄해졌습니다. 구름 사이로 뚫고 나온 햇살이 설산을 붉게 비추고, 아래로는 루체른 호수가 금빛으로 빛났죠. 주변은 아주 고요했고, 그 정적 속에서 자연이 만들어낸 풍경은 저절로 숨이 멎을 정도였습니다.
일출 명소 추천 BEST 3 – 인생샷은 여기서
1. 리기쿨름 전망대
정상역에서 도보로 5분. 난간이 설치된 언덕 전망대는 가장 대중적인 일출 포인트입니다. 앞을 가리는 건 하나도 없고, 알프스 전체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어요.
2. 파노라마 트레일 초입
조금 더 걸어보겠다면 파노라마 트레일(Rigi Panoramaweg)로 이어지는 길목으로 가보세요. 길 자체가 이미 그림 같고, 새벽엔 안개가 끼면서 마치 구름 위를 걷는 느낌도 들죠.
3. 리기 크알바트 상단 능선
케이블카로 올라올 수 있는 리기 크알 바트 주변 능선은 관광객이 적고 조용합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눈과 햇살이 어우러져 더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줘요.
리기산 정상 트레킹 코스 – 초보자도 가능한 천상의 산책길
일출을 본 뒤 그냥 내려가기엔 너무 아깝죠. 리기산 정상부는 완만하고 잘 정비된 트레일이 많아 초보자도 무리 없이 트레킹을 즐길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루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리기쿨름 → 리기 슈타펠(Rigi Staffel)
거리 약 1.5km, 도보 30분 정도 소요됩니다. 리기산 정상에서 조금 아래로 이어지는 이 트레일은 전체 구간이 시야가 탁 트여 있고, 곳곳에 벤치와 포토 포인트가 있어 쉬엄쉬엄 걷기 좋습니다. 열차 레일을 따라 이어지는 길이라 아이들과 함께 걸어도 좋을 정도예요.
② 리기 슈타펠 → 리기 크알바트
거리 약 3km, 도보 1시간 내외. 이 구간은 리기 파노라마 트레일로 이어지며, 알프스와 호수가 동시에 보이는 코스입니다. 자연 그대로의 초원과 꽃, 가끔 만나는 소떼들까지 전형적인 ‘스위스’ 감성이 가득해요.
③ 리기 크알 바트 → 리기 셰이데크(Rigi Scheidegg)
전체 거리 약 7km, 2시간 소요. 체력이 된다면 이 코스까지 도전해 보세요. 나무 데크와 고원지대가 어우러져 조금 더 긴 트레킹을 즐기기에 완벽한 코스입니다. 종점에서는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올 수 있어 부담도 덜해요. 팁 하나! 리기산은 대부분의 트레일이 비포장 흙길 + 목초지 형태입니다. 흙먼지에 대비해 밝은 색 운동화보다는 고어텍스 재질의 경등산화를 추천드려요.
루체른에서 리기산 가는 방법 – 2025년 최신
● 루체른 → 비츠나우: 유람선 약 1시간
● 비츠나우 → 리기쿨름: 산악열차 약 30분
● 또는 베기스 → 리기 크알 바트: 케이블카 약 10분
스위스 트래블패스가 있다면 위 구간 모두 무료로 이용 가능하며, 리기산은 그 외 별도의 예약이 없어 자유롭게 올라갈 수 있는 산입니다. 단, 리기쿨름 호텔이나 리기 크알 바트 스파 리조트에 숙박할 경우 조기 예약 필수입니다. 특히 6~9월은 매우 빠르게 마감됩니다.
결론 – 리기산에서의 하루는 평생 기억에 남는다
스위스를 여행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프스를 보기 위해 멀리 이동하거나 무거운 장비를 메고 고산지대로 올라갑니다. 하지만 리기산은 달랐어요. 접근성은 쉽고, 풍경은 결코 뒤처지지 않았습니다. 일출부터 트레킹까지, 하루 만에 스위스의 자연을 완전히 만끽할 수 있는 정말 특별한 곳이었죠. 해가 뜨는 순간, 알프스가 깨어나는 느낌. 그리고 그 산 위를 걸으며 아무 말 없이 들려오는 새소리, 바람 소리, 소 방울 소리까지... 그 모든 소리들이 여행의 배경음이 되어 주었습니다. 리기산은 그런 곳입니다. 누구나 올라갈 수 있고, 누구에게나 특별한 기억이 되는 곳. 루체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반드시 하루는 리기산에 투자해 보세요. 그 하루가, 아마 스위스 여행 전체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입니다.